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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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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두려움 어른이 되고서 더욱 겁이 많아졌다.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안전 불감증이라고 할 정도의 무감각한 부분도 있지만, 평소 접하지 않는 상황이나 기대와는 다른 상태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잃을 게 많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업이나 새로운 도전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낯선 환경과 예기치 못한 상황에 두려움 없이 임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춘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일 것이다.
정리 정돈 4년여 만에 출국장에 갔다. 가는 길이 멀고도 반듯하다. 인천공항은 확장 공사 중이었고, 가는 길에도 큰 벌판에서 정지 작업이 한창이라 사막을 연상케 했다. 1 터미널과 2 터미널로 구분된 공항은 한산했다. 요즘 해외 나간다고 공항이 붐비고 난리가 아니라던데, 1 터미널을 얘기하는 것인가 보다. 들뜬 마음으로 출국을 한다. 아이도 4년 전보다 훌쩍 커서인지, 손이 덜 가고 편하다. 일본은 낡았지만 깨끗하다. 재미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질서 정연함이 있다. 너무 정돈되어 재밌을 정도다. 물론 내가 그런 곳만 찾아다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공항에서 시내 숙소로 이동하는 도로밖 풍경만 보더라도, 확실히 다른 나라와는 정돈의 정도가 다르다. 네모난 창고들, 반듯하게 주차된 차량과 자전거들, 하나같이 깨끗한 ..
좋은 습관으로부터 도파민 얻기 나쁜 습관은 평소 잘 억제하더라도 한순간에 다시 무너지기 쉽다. 스마트폰, 흡연, 과음, 손톱 물어뜯기 등. 반대로 좋은 습관은 유지하는 데 큰 에너지가 든다. 독서, 운동, 규칙적인 생활 등.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의 차이점을 생각해 보면 즉각적인 효용의 유무이다. 독서나 운동이 즉각적으로 매번 기쁨을 선사하지 않는다. 흡연은 매 한 모금 기쁘다. 그런데 기쁨과 행복만을 추구하는 게 왜 나쁜가. 장기적으로 몸에 나쁘기 때문이다. 반면,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게 왜 필요한가. 장기적으로 몸에 좋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사고하기 어려워한다.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뇌는 에너지를 아끼려는 특성이 있다. 직관적인 판단을 잠시 배제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에는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뇌에 ..
사업하는 지인 - 나는 언제 사업을 하는 분을 만나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무슨 사업을 하는지? - 귀금속 판매업을 하고 있고, 최근에 청소년 게임장을 추가로 운영 중이다. 대부업에도 관심이 생겨 알아보는 중이다. 실패 경험은 없는지? - 처음 사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말리고 걱정했다. 그래서 더 기를 쓰고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절대 성공한 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패한 건 아니어서 다행이다. 최근에 매장을 열었다가 손해 3,000만 원 보고 정리한 게 있다. 크고 작은 실패는 늘 있다. 동업자와의 관계는 어떠한지? - 초기에는 업무 분담이 명확하지 않아 헤맸다. 지금은 잘 유지되고 있다. 새롭게 벌이는 사업에서는 새로운 동업자를 찾았는데, 기대와는 다른 부분이 보여 어려운 면이 있다. 직원 관리는 할..
산더미 6월에는 조금 쉬엄쉬엄 하려고 했는데, 할 일이 산더미다. 그 와중에 원치 않는 회식자리도 있고.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사실 내가 안 마시면 그만인데. 모든 선택의 결과는 오롯이 나의 책임임을 명심하자. 머리가 복잡할수록 중요도가 높은 순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자. 절연할 것들은 과감히 절연하고, 나의 일을 하자. 남이 시키는 일 말고.
돈 복사(1) 결국 하나만 남는다. 무엇을 팔 것인가. 월급쟁이로서 승진이나 급여 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나쁜 일은 아니지만 굉장히 비효율적인 선택이다. 노동력을 팔 것이 아니라 물건을 팔아야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월급을 많이 받겠다는 것은, 종이로 만든 배가 물에 뜬다는 이유로 전쟁터에 큰 종이배를 띄우자는 것과 같다. 특정 상황에서의 진실과 참인 명제가 스케일과 차원이 다른 곳에서는 거짓이거나 바보 같은 행위가 될 수 있다. 부자들이 푼돈을 아끼는 이유, 건물주가 공실을 감수하고도 월세를 낮추지 않는 이유. 일회성 수익(비용)과 고정적 수입(지출)의 무게가 다름을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다.
현충일 아이 교육한답시고 처음으로 서울현충원을 방문했다. 각종 극우 단체 등의 시위나 행사가 있을까 내심 걱정스러웠으나, 다행히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르신들이 특히 많았던 부분은 예상했던 일이었는데, 외국인이 상당히 보였던 부분이 의외였다. 외국인 묘역도 있어서 관계자나 가족의 방문으로 추정되기도 했고, 단순 관광 차원에서도 온 것인가 싶어 신기했다. 문득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신 작은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내가 태어난 해에 돌아가셨으니 내 기억에 존재하는 분은 아니다. 홈페이지의 안장자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한 번도 해볼 생각을 못한 게 아쉽기도 하고 우리나라 공공 서비스의 대단함도 느낄 수 있었다. 세종에 매번 내려갔었는데, 다음에 내려갈 때는 꼭 시간 내어 방문해 봐..
텅 빈 별다른 계획 없이 휴가를 냈다. 운동을 하고 독서도 하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데, 낭만 있는 하루가 채 지나지도 않아 다시 현실로 돌아와 버렸다. 아무런 의욕 없이 늦잠을 잤고, 일어나서도 특별한 활동 없이 늘어져있다. 나의 가치관, 가족과 친구, 행복.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잘 챙기고 있는지도 확신이 없다. 텅 빈 새벽 도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평일 아침저녁으로 많은 차들이 붐비는데, 한 대도 없이 텅텅 비어있는 시간도 있구나. 티브이를 보면 큰 성취를 이룬 사람이나 성공한 연예인들을 본다. 그들도 미디어에 노출되거나 사회적으로 알려진 모습 외에도, 텅 빈 도로처럼 그들만의 조용하거나 어둡거나 텅 비어있는 모습도 존재하겠지. 의욕도 없는데 억지로 나를 시험하거나 가혹하게 밀어붙이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