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가 형편없는 것과 여유롭게 처리하면서도 결과가 뛰어난 것을 본다. 일을 대하는 태도는 언제 어떻게 형성되어 오는 것일까. 타고난 성향인가 후천적인 영향으로 습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향과 지능에 기인한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성장 과정에서 습득한 문제해결 능력과 지혜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오은영 박사가 생각하는 공부의 이유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오은영 박사는 현대인의 공부 이유를 2가지로 꼽았다.
1. 대뇌와 소뇌의 발달을 위해
2. 지혜와 인내심을 배우는 것
조선 시대의 민초들은 짚신을 꼬는 일을 통해 대뇌와 소뇌를 발달시켰습니다. 짚신을 꼬아야지 본인이 신을 수도 있고, 그래야 밥벌이를 할 수도 있었어요. 구멍 난 짚신은 안 팔리니까 공을 들여 열심히 정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나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도 배우고, 지루하지만 참고 끝까지 해내는 인내심도 배웠어요. 저는 지혜와 인내심을 배우는 것, 그것이 공부의 두 번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마다 뇌를 발달시키고 지혜와 인내심을 배우는 방법이 달라지는데, 지금은 그것이 '공부'인 거지요. 그래서 높은 점수나 석차보다 중요한 것이 한 문제를 풀더라도 그 문제를 끝까지 풀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고, 지겹고 싫은 것을 참아내는 인내심을 배우게 되거든요.
> chapter 3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학교생활 - 공부(p246~)
TV에 나오는 모습이나,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오은영 박사는 현실과 상당히 타협하면서 해결점을 찾으려 한다.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의 그릇된 학부모들의 육아/교육관과 현대 사회의 변화(ex 스마트폰 중독)를 잘 캐치하고 균형 잡힌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지향하는 목표는 비슷할지라도 완전히 이상적인 관점에서 교육의 틀을 개혁하자는 최재천 교수와는 접근법이 다른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에게 현실적인 멘토로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최재천 교수도 스타 멘토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의 후광 효과(학벌, 커리어)가 특히나 한몫을 한다고 본다.
동물훈련사 강형욱도 이러한 점에서 오은영 박사와 맥락이 비슷하다. 도시 생활과 아파트에 집중된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생활환경에 맞춘 지도를 하다 보니, 함께 수학했던 외국 동료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강형욱은 최재천이 아니라 오은영에게 찾아갔어야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강형욱 “유럽 훈련사 동료들에 ‘역겹다, 변했다’라는 소리 들어” 고백
‘고독한 훈련사’ 강형욱이 최근 유럽의 훈련사들에게 듣고 있는 말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24일 오후 8시20분 방송되는 tvN STORY ‘고독한 훈련사’ 3회에서는 강형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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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오은영 박사가 생각하는 공부의 이유를 살펴보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이다. 대뇌와 소뇌의 발달을 추구하고 지혜와 인내심을 키워 슬기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끔 한다. 그 "수단으로써" 공부를 하는 것이지 시험 점수를 채우기 위해서 공부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수렵과 채집 시절에는 고기 잡기와 나무 타기가 삶의 태도를 배우는 일이었고, 조선 시대에는 짚신 꼬는 일이 그것이었다.
수학에 대한 관점도 최재천 교수의 의견과 맥락이 일치한다.
너희들은 자꾸 '내가 몇 점을 맞느냐, 내가 이 문제를 풀어내느냐 풀어내지 못하느냐'만 생각하는데,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야. 과정이지. 수학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기르는 중요한 과정이고, 부호와 기호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과정이거든.
> chapter 3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학교생활 - 공부(p246~)
지금 아이들이 투자하는 노력과 시간이 과연 올바른 길을 향한 것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대뇌와 소뇌를 발달시키기에 바깥 운동이 무엇보다 효과적일 것이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원과 독서실에서의 고요한 문제풀이(심지어 질문을 못하게 만드는 분위기라니)보다 주변과 떠들썩하게 토론하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일단 나부터 운동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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