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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기

결과에 대응하기


죽었으리라 생각했던 소라게가, 날이 따뜻해져서인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음식 주기, 물 뿌려주기의 노력이 헛되지 않음에 감사했다. 우리 가족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사육장이 너무 작은 건 아닌지, 해수나 담수는 더 자주 갈아줘야 할지, 먹이는 제대로 먹고 있는 것인지.

결국 집에서 쓰지 않던 플라스틱 수납 모듈을 개조하여 큰 사육장을 만들어 주고, 놀이터도 나름 꾸며 주었다. 일전에 사두었던 조금 큰 소라껍데기도 넣어 주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새로운 소라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갈아타 있었다.



아주 어릴 적 집에서 수조를 두고 열대어를 키웠던 시절이 있었다.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반려동물은 아니었기에 2주에 한 번씩 수조 청소를 하는 건 귀찮은 일과로 여겼다.

소라게 역시 상호작용이 어려운 동물이다. 무엇을 원하는지, 온도는 적당한지 알 수 없다. 식물도 그래서 나에겐 키우기 어려운 존재다.

시뮬레이션 게임도 그렇다. 도시 육성이나 프로 축구단 운영 게임 등의 장르를 좋아하긴 하는데, 도대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고 실제 실력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정답이 없는 걸 못하는 편인 것 같다.

아무튼 이번 기회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제대로 하는 중이다. 죽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버로우(burrow) 습성이었고, 온도와 습도를 맞추어 주고 환경을 갖추어주니 활동성을 보이는 게 신기하다.

정답지만 찾아가려 하지 말고, 관찰되는 결과에 대응하고 예측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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