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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기

부의 증가와 행복의 관계

직장에서 알게 된 형들과 수년 전 술자리에서 부의 증가와 행복의 관계에 대해 한참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y=ax+b라는 간단한 일차 함수를 두고 논쟁을 벌였는데, 행복은 a값과 b값 중 어느 것에 더 영향을 받는가였다.

시간(x)과 부(면적)와 행복(y)의 그래프


노란색 면적을 부의 크기라 할 수 있고, x값은 시간의 흐름, y값은 행복의 크기이다.
직선의 기울기(a)는 들이는 노력 또는 성과의 크기이며, y절편(b)은 초기 자본을 뜻한다.
즉 1번 그래프는 금수저로 출발하여 기울기가 완만한 사람이고, 2번은 흑수저이나 자기 계발과 성장 속도를 크게 높이는 사람이다.
물론 가진 게 많아도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시에 나는 1번의 인생이 2번보다 당연히 훨씬 행복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절대적인 부의 크기가 크고, 조그마한 노력에도 많은 결과를 향유하는 모습이니까.
반면, 2번의 인생은 가진 것 없어 남들보다 크게 노력해도 종국에는 많은 부를 쌓기 어렵다. 즉, 2번이 더 불행한 삶이다.

그러나 지금은 알고 있다. 부와 행복은 1차 함수로 표현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고(한계 효용 법칙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창출하면 행복의 크기가 더디게 증가한다), 무엇보다 행복은 크기(b)가 아니라 빈도와 기울기(a)에 의존한다는 것을.

현재 가지고 있는 물질적인 부의 크기보다, 어제보다 나아진 오늘을 보내는 사람이 훨씬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을 이루는 요소 중 부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