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혼자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달리던 차가 도로 한가운데서 멈춰버렸다.
서울 시내 고속화도로였는데 다행히 사고 없이 갓길에 차를 세우고, 차를 견인해 집으로 돌아왔다.
2015년에 구입했고, 10만 Km 채 타지 않았다.
기어 변속기 오류였는, 고장 나기엔 연식도 주행거리도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공식서비스센터에 차를 입고 시켰다.
점검하고 견적이 나오기까지 며칠이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그 사이 다른 정비업소에도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첫 번째 전화한 곳에서는 1,000만 원도 나올 수 있으니 절대 공식센터에 맡기지 말고, 견적을 받은 뒤 자기에게 연락하란다. 맙소사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천만 원이라니, 멀쩡한 중고차 팔아도 그 가격을 못 받는데.
센터에서 연락이 왔고, 다행히(?) 400만 원 정도의 견적이 나왔다. 예방주사를 맞고 연락을 받아서인지, 그럴 수 있겠구나 싶다. 변속기 제어장치인 메카트로닉스 고장으로 독일에서 부품 전체를 사 와서 교환해야 한단다. 나름대로 설명을 잘해주었고, 잘 알아보시고 결정하면 된다고 안내해 주었다. 320만원으로 깎아주겠다고 한다.
다른 정비소에 전화를 해봤다. 메카트로닉스 고장이라면, 서비스센터와 수리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금액조차 알려주지 않고 끊는다. 또 다른 곳에 연락을 해본다. 270만 원까지도 가능하긴 한데, 그것만 고쳤을 때 증상이 해결된다는 보장이 없으니 차량을 입고시켜야 알 수 있단다. 내 생각엔 입고를 시킨다 한들 확신 있게 답을 줄 것 같지 않았다.
결국 블로그나 카페 등을 전전하며 리뷰와 후기들을 찾아보았다. 정말 천차만별이구나 싶었고, 그래도 희망적인 건 입고시킨 센터가 그렇게 바가지를 씌운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얼마가 들든 언제나 다시 고장 날 위험이 노출되어 있어 불안감을 지우긴 힘들어 보였다.
삼정오토미션이라는, 굴지의 정비소를 발견하여 홈페이지도 들어가보고 모의 견적도 내보았다. 오토미션 정비가 자동차 정비 업계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 큰 사고라도 났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까.
사고가 나지 않았다 하여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생각하니, 이걸 또 서비스센터 직원에게 클레임 한 들 무슨 소용인가 싶다.
흔히들 차는 "뽑기"라며 자조 섞인 농담을 한다. 수천 만원 혹은 그 이상의 값을 지불하면서, 동전 넣어 돌려서 나오는 장난감 "뽑기"에 비유한다. 제조사에 책임을 묻고 싶으나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이 아닌가 싶다.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고,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 문제의식을 가졌으니 개선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너무 정보 불균형이 심한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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