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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기

인생이라는 경기

스포츠는 규칙과 경쟁의 요소를 갖추어 승부를 겨룬다. 이로 인해 참가자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과 협동심을 부양하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목적이 있기에 대부분 '공정'하게 경쟁한다.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만 유리하다거나, 승부가 불 보듯 뻔하다면 스포츠로서 제기능을 하기 쉽지 않다. 

 

신체적인 차이가 있는 남녀를 구분 지어 경기를 치르거나, 같은 성이라도 체급별로 구분한다거나, 실력차이만큼 접바둑을 두는 등 경기를 치르기 전에 공평한 조건을 추구한다. 

 

우리의 인생도 공평/공정하게 경쟁하면 어떨까?

스포츠가 아닌 이상 우리 인생에서의 대부분의 경쟁은 공정한 상태로 맞닥뜨리지 않는다.

각자의 사정과 배경은 제각각일 것이며, 이를 공평하게 만들어줄 규칙이나 심판도 존재하지 않는다. 

 

1967년 보스톤 마라톤의 캐서린 스위처, 출처: 나무위키

 

물론 불법이나 편법을 저지르고, 도덕심을 버리는 행위의 불공정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인생이라는 경기에서는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면 최대한 유리한 곳에 서서 경기를 해야 한다.

또한 잔디 코트에 능한 사람이 굳이 클레이 코트에서 엉뚱한 신발을 신고 경기를 할 필요가 없다.

 

고3 때 수능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떤 친구들은 볼멘소리를 했다.

재수생과 우리가 경쟁해서는 이기기 어렵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재수, 삼수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사회생활에서는 본인이 잘하는 일을 찾아서 노력을 쏟아부으면 된다.

직장 동료나 경쟁 업체와의 거래에서 스스로에게 도덕심(공평)을 강요하는 것은 허영에 불과하다.

투자 활동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흘려보내다가(물론 꾸준히 공부해야), 본인에게 유리한 시간이 찾아올 때에만 승부를 보면 된다.

 

학창 시절, 또는 스포츠 경기를 통해 지나치게 공평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이나 드라마틱한 반전, 예측할 수 없는 승부의 짜릿함에 길들여졌다면 인생 전반의 경기에서는 도태될 수 있다.

철저하게 계산된, 내가 만든 경기장에서, 승리 확률을 높여 승부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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