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동맹국의 이탈과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마셜 플랜이나 중남미 원조를 통해 경제 발전도 지원했습니다. 큰 비용이지만 패권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지출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이념을 위해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소련은 무너졌고 중국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 편입되었습니다. 어떤 학자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역사의 종언'으로 표현하는데, '역사의 종언'만큼이나 '동맹의 종언'도 가까워지는 상황입니다. 물론 과장된 표현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동맹의 재평가가 이루어질 만한 상황입니다.
> 최지웅,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부키, 2019, p288
미국이 국제 질서를 위한 경찰관 역할을 한다는 건 지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트럼프가 집권하여 무역 분쟁을 일으키거나 동맹국에 주둔해 있는 미군을 철수하거나 비용을 문제 삼아 동맹국과의 마찰을 일으키는 부분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트럼프 개인의 기행으로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선봉에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 명의 기행 때문에 엉뚱한 의사결정을 할 리가 없었다. 행동 변화의 기저에는 자원 전쟁, 특히 석유와 관련된 이권이 결정적이었다. 셰일 혁명으로 인해 변화하는 석유 질서를 캐치했다면, 트럼프의 미국이 결정한 변화도 충분히 미리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역사든 과학이든, 학창 시절에 배운 지식에서 머문다면 머무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는 것이 된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2000년 대 초반만 하더라도 미국이 최대 산유국이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석유의 종말을 외치던 시절인데. 한편으로는 허무하기도 하다. 버핏이 세계 최고의 부자이지만 짠돌이(?)인 모순처럼, 끝없이 공부해 봤자 종착점은 없을 것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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