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혼자서 하고 있는데, 대부분 독서록이고 이마저도 재료가 소진되어 점점 일기로 변해간다. 사소한 것이더라도 주변에 관심을 쏟고 글감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해보자. 오늘의 사소한 발견은?
새해 첫 출근일, 회사에 신입 사원들이 입사를 해 신입 교육을 받고 있다. 깍듯이 인사하고, 밝은 표정과 단정한 옷차림. 학교에서는 최고 선임이었을 테지만 사회에서는 다시 시작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삶이 성장-성숙-쇠퇴의 한 사이클로 설명이 되지만, 인간의 생은 여러 분야의 사이클이 중첩, 반복되고 의지에 따라 중단하거나 새로 시작한다. 그들의 선택을 응원한다.
하릴없이 2022년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둘러본다. 다이어리를 열어 쭉 훑어본다. 대부분은 독서록이고, 아내랑 다툰 이야기, 육아 스트레스, 투자 실패 사례, 친구들과의 모임 등에 대한 것들이다. 그날의 느낌과 생각을 적어둔 것들을 읽어보면 대부분 비관적이고 열등감, 슬픔이 녹아있다. 성공적이었다거나 행복하다고 표현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놀랍긴 하다.
진화학적으로 행복감은 그리 오래 유지되는 감정이 아니라고는 한다. 생존과 번영을 위해 "자연은 인간에게 오래 유지되는 행복한 감정을 심어주는 데 큰 가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안데르스 한센, 「인스타 브레인」 p262). 그래도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잘한 일부터 나열해 보자.
1)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2) 회사를 무탈하게 다녔다.
3) 새벽 기상을 꾸준히 해내고 있다.
4) 독서를 연 30권 이상 했다.
5) 분양받은 지방 아파트를 무사히 등기 완료했다.
6) 매일 글쓰기에 도전했고 한 달 이상 성공했다.
7) 체중을 5kg 가까이 감량했다.
8) 프로젝트에 참여해 나름 열심히 수행하고 상금도 받았다.
이 모든 일은 칭찬받을 일이며 행복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이룰 수 있게 옆에서 뒤에서 도와준 아내와 아이,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 반면, 성과들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1) 가족이 때로는 귀찮기도 했고, 화를 참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2)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해 방황했다. 회사에 돈벌이 외에 목표가 없다.
3) 기상은 열심히 했지만 알차게 보냈는지, 성장했는지 의문이다.
4) 독서로 인생이 바뀌어지지 않는다고 느꼈다.
5) 여전히 우리 가족이 원하는 집은 못 샀다. 주식이나 다른 투자들도 실패했다.
6) 뇌가 바뀌고 인생이 바뀔까 하는 의구심이 남아있다.
7) 굶는 것으로 뺐다.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8) 초기 프로젝트라 수월하게 받았다. 2회 차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까?
쓰다 보니 잘한 점보다 그와 관련한 부족하고 아쉬웠던 점을 써 내려가기가 훨씬 수월하다. 인간의 본성이 원래 그러한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넘기도록 하자. 그렇다고 훌훌 털고 잊자는 것은 아니고, 곱씹어 보며 불필요한 감정들은 제거하고 필요한 자기반성의 것들만 남기고, 하나씩 해결 방법을 모색하자. 내 인생 각 분야의 사이클은 내가 정하면 된다. 성장이 필요한 부분에 힘을 쏟고, 성숙기에는 수확을 하고, 쇠퇴기에 접어든 사이클은 보수하고 때로는 과감히 접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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