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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기

산책하기 좋은 가을 날 회생 법원


업무 지시 사항: 판사가 들어오면 일어선 후, 판사가 앉으면 착석할 것.

영감 (令監)
급수가 높은 공무원이나 지체가 높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 네이버 국어사전


한 개인의 인생, 법인의 존패 등을 결정하는 판사. 지체 높으신 영감님께 깍듯하게 인사를 드린다. 잘 봐달라는 의미는 아니다. 법치 국가 내에서 정말로 지체가 높기 때문이다. 신격(神格, divinity)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결정은 판사 혼자만의 몫은 아니다. 다른 분야도 비슷하겠지만 오늘은 회생 때문에 왔으니 법인 또는 개인 회생의 경우를 보자. 법원에서 회계법인 혹은 이와 유사한 평가 기관을 선임한다. 이를 조사위원이라 하고, 선임된 조사위원은 조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개인 혹은 법인이 부담하고 있는 채무가 있을 것인데, 이대로 두면 파산이고 파산하면 채권자들에게도 막대한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법원은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채무자의 보유 자산을 매각/청산하여 채권자들에게 적당히 나누어주고 해산시킬 것인지, 일정 수준의 채권/채무 조정을 통해 갚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인지 판단한다.

제도상 주변의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완성되는 결정이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은 판사의 몫이다.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그래서 그런지 오늘도 법원은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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