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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기

주어진 휴일, 만들어 내는 휴식

사진: Unsplash 의 Upgraded Points

 

석가탄신일 대체 휴일이 지정되어서 강원도에 1박으로 놀러 갈 계획을 세웠다. 숙소가 여유가 있는 편이라 친구네 가족도 불러볼까 했는데, 다들 일이 있어서 합류하지 못하였다. 한 친구는 개업한 한의사였는데, 월요일에 근무가 있단다. 대체휴일 같은 날이 오히려 직장인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더 바쁜 날이라고 한다. 다른 친구 역시 자신의 사업을 하는 녀석인데 심지어 그날이 휴일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다들 휴일에 쉴 수 있는 나를 부러워하면서 다음을 기약하며 전화를 끊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다가오는 주말과 공휴일, 연휴는 당연히 쉬어야 할 권리라고 느끼게 된다. 일이 익숙하면 익숙한 대로 여유가 있어서 휴일에 무엇을 하고 보낼지 궁리한다. 일이 바쁠 때에는 빨리 해치우고 쉬어야지 하는 생각도 한다. 반대로 사업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자유'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 자기 사업을 하는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과연 그런가 싶다. 나라에서 정해주고, 직장에서 내어주는 휴가/휴일을 쓴다는 게 정말 자유롭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인 것인가.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는 자에게는 남들(직장인들)이 쉴 때 쉬지 못하고, 퇴근하고도 자기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들은 필요할 때 일을 하고 쉬어야 할 때 쉴 수 있는 결정권이 있다. 남들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이 적정 궤도에 오른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더욱 많은 시간을 스스로에게 또는 가족에게 할애할 수 있다. 진정한 자유가 시작되는 것이다. 

 

반면, 직장인은 경력이 쌓기고 관리자가 되더라도 직장 내에서 약간의 자유가 생길 수는 있지만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여전히 회사의 소유가 된다. 나의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했지만, 정말 부러워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라고 느꼈다. 남들이 정해둔 휴일에 맞추지 않고, 남들이 쉬는 때에도 자신이 정해둔 역할과 맡은 일을 어기지 않고 행하는 일. 그것이 진정한 자유로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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