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갈 곳 알아보기
주말을 맞이하여 아내와 동네에서 간단한 외식을 하다가, 문득 이 동네를 떠나게 된다면 어느 조건을 기준으로 알아보아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우선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내가 생각하는 장점은,
- 위로는 산이 있고, 아래로는 한강이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다.
- 구청에서 운영하는 큰 도서관도 10분이면 걸어갈 수 있으며,
-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유흥시설 없이 조용한 동네이다.
- 아이 교육환경이 중상급에 속한다.
- 강변북로에 접해 있어, 시내나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데 수월하다.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점은,
- 아파트 연식이 오래되었다.
- 회사는 지하철로 가능하고 door to door로 55분 정도 소요된다.
불편함에 익숙한 것인지, 개선해야 할 점이나 단점은 그다지 머릿속에 없다.
그래서 이사를 가려하니 괜스레 한숨이 나와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다.
새로 이사 갈 동네를 찾는다면 우선순위를 몇 개 정해야 한다. 개선하고 싶은 부분과 그에 따른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지를.
나의 부모님이 과거에 그러하였듯이, 나 역시도 아이 교육환경과 이웃 주민들의 수준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타고난 성향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경험상 주변 환경과 교우관계로 인한 면학 분위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경험했다.
학교알리미 활용
https://www.schoolinfo.go.kr/Main.do
학교알리미(초·중등 교육정보 공시서비스)
학교알리미_초·중등 교육정보 공시서비스
www.schoolinfo.go.kr
아이가 배정받을 학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접속하면 각종 데이터가 정리되어 있다. 입시 전문가들 이야기로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년별 학생 수의 구조가 역피라미드형 일수록 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군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주변에 좋은 중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고학년이 되어 이사를 오는 경우 나타나는 구조라고.
실제로 동네 초등학교를 검색해 보면 뚜렷하진 않아도 고학년 학생수가 월등히 많다. 최근 급격한 저출산으로 저학년 인구수 자체가 줄었다고 하여도 차이는 컸다.
경기도의 동일만 명칭의 초등학교도 검색해 보았다. 확실히 차이가 느껴졌다.
절대적인 입학인구가 줄어서 저학년(1~3학년) 학생수가 고학년보다 줄어드는 건 서울이나 경기도나 마찬가지로 보였다. 그러나 학군지가 아닌 경우, 고학년의 학생수가 유지가 되지 않고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군지를 알아보려 학생수를 둘러보았는데, 막대그래프가 저학년으로 갈수록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굉장히 위태로워 보였다. 이대로 대한민국은 소멸하는 건가. 수많은 교직원과 학교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매우 걱정스럽다.
저출산/저출생의 답답한 미래는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었다.
동네 고등학교의 졸업생 진로 현황도 조회해 보았다. 절반 이상은 국내외 일반대학에 진학하였고, 전문대학까지 포함하면 60% 정도가 대학에 진학했다. 적요를 살펴보니 "기타" 중에 취직은 0명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재수생이라는 의미다. 공부 열심히 시키려고 학군지에 학교를 보내도, 결국 40%의 학생들은 재수를 택한다. 강남권 학교는 더욱 심각하다.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와 비교해 보았다. 전문대학 진학 비중이 높고, 취업자도 있었으며, 기타(재수생)는 적은 분포를 보였다.
소위 명문 학군지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 하여도, 평균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에 학부모들은 고등학교 3년 이외에도 재수에 쏟는 시간과 비용을 이미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아이 키우는 데 드는 노력과 비용이 점점 커진다. 저출산으로 인해 친구들이 줄었지만, 아이들은 더 노력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다비도위츠가 방대한 데이터로 분석한 인생의 정답지를 살짝 훑어보면, 아이의 미래 성공 가능성은 아이가 부모가 기울이는 노력 등에 인한 성장 환경보다는 아이가 본래 지닌 천성에 더욱 크게 좌우된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저출산 문제와 부모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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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갈 곳 알아보다 잠시 주제가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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