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용
카카오톡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에는 회사 일로 카톡을 주고받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지금은 고객이 뜬금없이 카톡으로 문의를 하거나 단체방을 만들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길 원하는 게 예삿일이다. 사내에서도 전화나 인트라넷을 이용한 사내 메신저를 대체한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프로필도 보게 되고 알게 모르게 우리는 서로 신경을 쓴다. 사내 외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 장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좋은 현상 같지는 않다.
명함 저장
한술 더 떠서 명함 저장 어플도 필수 어플로 자리 잡았다. 회의 자리에서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림이 뜬다. 상대방이 내 명함을 저장했다고.
처음에는 굉장히 편리한 어플이었다. 연락처를 일일이 손으로 저장할 필요도 없었고, 기존의 자동 문자인식 기능보다 훨씬 뛰어나 정확하게 정보가 입력되어 좋았다. 가장 압권은 상대의 직책이나 회사가 변경될 경우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꼭 장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생일도 알려주고, 승진에 대해 즉각적으로 알게 되는 점이 일종의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커뮤니티 기능도 활성화되면서 온갖 정보들과 자랑 혹은 푸념들이 돌게 된다.
직장인들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고 비교되는 사회가 되었다. 그다음 어플은 무엇이 있을까. 초반에 느꼈던 약간의 편리함은 모두 사라진 지 오래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더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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