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리뷰

퍼레이드 - 우리는 모두 연기를 하며 산다

세로토닌파크 2023. 5. 15. 09:00


놀이공원의 꽃은 퍼레이드라는 걸 늦은 어른이 되어서야 느끼고 있다. 공연이나 영화, 심지어 직장생활에서도 우리는 자신을 숨기고 연극을 하며 산다. 그걸 깨닫고 나니, 퍼레이드나 연기가 더 이상 우습지 않게 보였다. 그들은 모두 위대한 직장인이다. 내가 언제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 일하고 돈을 번 적이 있던가.

또, 캐릭터 탈을 쓴 젊은 아르바이트(혹은 직원)와 춤을 추는 예쁘고 잘생긴 외국인들을 보면서 뭉클한 마음이 드는 건, 가능할 때 조금 더 내려놓고 놀았으면 더 좋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리라.

여하튼 퍼레이드는 위대하다.




아이가 원하는 걸 너무 쉽게 들어주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전에 계획도 없이 놀이동산에 다녀왔더니 든 생각이다. 며칠 전, 아이가 자기도 에버랜드에 가고 싶다며 노래를 부른다. 평소 나들이 계획을 제안하면 좋아하지 않고 집에 있는 걸 선호하던 녀석이라, 스스로 가고 싶다는 것이 기특하여 데리고 나왔다.

많은 경험을 심어주는 것과, 적절한 인내심과 희소성을 가르쳐주는 것의 중심을 잡기가 참 어렵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하늘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맑아진 것 같다. 용인의 하늘이긴 했지만, 구름이 없는 날은 생각보다 별이 많이 보인다. 역시 인류는 스스로 궤멸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는 지성이 있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