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일기

괴담 - 입시는 무엇인가

세로토닌파크 2023. 5. 4. 05:45


아이 교육을 위해 강남의 학군지로 이사 간 형을 만났다.
원래 살던 아파트와 연식이 비슷한 아파트로 갔는데, 강남이라 그런지 자재도 다르고 층간소음도 덜 하다고 했다.

그런데 가끔 화장실을 통해서 타고 올라오는 소음이 있단다. 들어보면 밤에 학생이 거의 미친 듯이 괴성을 지르는 소리인데, 처음엔 너무나 놀라서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생각할 정도였다.

동네 주민에게 조심스레 물었더니, 학생들 시험 기간에 그런 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다들 민원을 넣기보다 묵인해 주는 분위기라고 한다. 세상에. 다들 그 정도 스트레스는 감내해야 한다는 그런 건가.
성인이 된 이후로 괴성을 질러야 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본다. 10대의 어린 시절에 무엇을 위해 그러한 인내와 고통이 필요한 것인지 궁금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아파트 단지를 포함하여 인근에서 2명의 중학생이 연이어 자살을 했다고 한다. 강남 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청소년 자살률이 궁금해서 네이버에 “청소년 ㅈ“까지만 입력해도 자살과 자해가 높은 순위로 제시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학생 수는 급격히 줄고 있는데, 입시 경쟁은 도무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대인 건가, 경쟁이 해소되지 않고 저성장 시대에 모두가 남들 보기에 좋은 삶에만 몰두하니 출산이 줄어드는 것일까.

나 역시 그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기회가 되고 여건이 되면 강남에 들어가겠지. 삶이 팍팍해질 것 같아서 아이도 덜 낳는 것 아닐까.

인생의 목적과 추구하는 가치가 없으니 부차적인 결과물로만 의사결정을 이어간다. 그저 남들이 하는 것 정도에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는 생각. 주어진 제도와 틀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면 되겠지 하는 고정형 마인드셋이다. 사회 전체를 조망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또는 문제의식을 갖고 어젠다를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법인데.

생각의 크기와 이루고자 하는 것의 방향이 정해져 있을 때 흔들림 없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너의 꿈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