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101
4월의 첫 번째 주말 일기

커피를 한잔 주문하고, 바깥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실내에서는 다회용 잔을 사용하는데, 바깥에 앉겠다고 하니 일회용 잔을 챙겨준다.
그냥 다회용 잔을 달라고 할 걸 그랬다. 다음에 또 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었다.
앞에는 아파트 101동이 눈에 들어온다. "101"은 프로듀서 101을 통해 익숙한데, 알고 보니 미국(대학)에서 쓰는 기초 강의, 기본 개념 등을 지칭하는 단어란다.
"one o one"이라 읽는다. 본래 미국에서 대학 간의 학부과정을 손쉽게 비교하기 위하여 주 단위로 표준번호를 부여하는 체계에서 비롯했는데, 여기서 맨 앞번호는 난이도나 학위 수준을, 뒤따르는 번호는 해당 전공분야 내의 주제나 단계를 나타낸다. 즉 101은 난이도 1 + 01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말인즉 일반적으로 입문수업을 뜻하게 됐다. 예컨대 Art 101이라면 미술을 기초부터 배우는 것이다.
- 출처: 나무위키, 101 - 10.1. 특정 과목을 기초부터 배우는 것.
단지 앞에는 큰 벚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벚꽃이 벌써 지고 있다. 정말 열흘도 채 가지 않는다.

떨어지는 벚꽃 잎을 보며 생각에 잠기고, 책을 잠시 읽다가 지나가는 행인들 구경하기를 반복한다. 인근에 공연장이 있는데, 오늘도 유명한 배우? 가수? 들이 내한 공연을 하나보다. 공연에 앞서 조그마한 카페에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공연을 관람하고 친구들과 보내는 여가활동이 행복에 큰 기여를 한다고 했는데, 왜 나는 그들이 전혀 부럽지 않은지 모르겠다. 사실 부러운데 함께 할 친구들도 없거니와 나 스스로도 열정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었다.
보이지 않는 중국이라는 책을 읽는데, 당장 내 미래도 보이지 않는데 내가 왜 중국을 걱정하나 싶었다. 저자는 중국의 미래가 보여야 미국도 보이고 전 세계도 보이고 개개인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제목의 중의적인 의미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현재 중국의 민낯을 상세히 지적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늘 생각이 많아진다. 어떻게 살 것인가.
lifestyle 101이라는 강의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다. 무엇부터 배워야 할까.
이미 introduction to - 는 진작에 떼고 advanced to - 로 넘어갔어야 하지 않을까 조바심이 인다.